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하늘우산 민통선 순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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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민철 작성일17-05-05 00:10 조회34,267회 댓글1건본문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백성.
-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하늘우산 민통선 순례 후기
웨일즈국제학교
12th 신민철
순례를 떠나기 전 나는,
내가 재학 중인 웨일즈국제학교에서는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 주간 방학을 한다. 학기 중에는 기숙사에서 지내느라 가족들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 주간의 방학은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니 매일 학교에서 혹독하게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방학은 휴식과 동시에 충전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그 짧기만 한 시간에 이틀을 ‘민통선 순례’에 가야한다고 들었을 때 좀 아쉬운 마음이 컸다. 나의 시간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순례, 그 시작
이른 아침, 약속했던 장소에서 선생님들과 학우들을 만나고 버스에 탑승했다. 약 3시간을 도로 위에 있었던 것 같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손준호 선생님과 양석우 선생님께서 ‘순례’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모태신앙이라 어려서부터 교회 안에서 자랐고, 기독교 대안학교에 재학 중이기 때문에 기독교 문화를 가까이 접하며 자랐다. 그래서 순례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나마 알았다. 나에게 순례는, 대단한 종교적인 희생이었다. 그런데 그 생각은 바뀌었다. 순례는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 순례자이신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었다. 예수님을 닮기 위해 실천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순례였던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행복하다.”
순례의 여정은 이러했다. 명파리에서부터 철원, 그리고 파주까지 모든 장소가 의미 있었고 통일을 더 가까이에서 염원하게 되었다. 여러 장소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철원제일교회이다.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교회의 역사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철원제일교회는 우리나라의 근현대 역사를 함께 보내며 큰 역할을 했던 교회이다. 1905년에 세워진 이 교회는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3.1만세운동을 주도했고, 박연서 목사를 비롯한 교인들은 철원애국단을 조직해 항일운동을 펼친 곳이다. 1942년에는 강종근 담임목사님이 일제의 신사참배 요구를 거부하다 순교를 당하셨다. 강종근 목사님은 돌아가실 때에 “일본 사람들을 도리어 용서하세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것이기에 기쁩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작은 희생도 하지 않으려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또 정말 혹독한 고난 앞에서도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바라보며 진정한 기쁨으로 감당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며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민족, 나의 정체성
첫째 날 밤은 철원에 있는 한 펜션에서 묵었다. 취침하기 전에 우리 학우들은 손준호 선생님의 지도 아래 통일민(탈북민)들과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북한에서의 생활에 대하여 들었다.
중학교 때 역사 선생님께서 “만주 땅은 누구의 영토도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 땅에서는 고구려의 후손들과 여러 민족들이 섞여 살았기 때문이다.” 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그때부터 나는 만주 땅을 되찾을 수 있을지 늘 고민했었다.
탈북민들과 대화를 하다가 문득 그 생각이 나서 질문을 했다. 손준호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찾아야할 것은 땅이 아니라 ‘사람’이다.”라고 대답해주셨다. 나는 한 치도 손해 보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그 땅을 찾아오고 싶다고 다짐하며 살았는데, 내가 바라야할 것은 내 땅, 내 권리를 되찾아 오는 것이 아니었다. 북한과 남한이 한 민족이지만 땅은 나눠져 있는 것처럼 일본과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 즉 하나님의 백성들이 얼굴과 말은 다르지만 나의 민족이고 나의 정체성인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나는,
내가 정한 전공은 국제정치이다. 여러 선택지에서 국제정치를 선택한 이유는 하나님이 계획하신 것을 함께 이루기 원했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정책으로 인해 굶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돕고 미처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에 오직 예수님만이 구원자 되심을 전하고 싶다. 이번 민통선 순례를 통해 나는 내 꿈과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잊었던 우리의 민족(디아스포라)을 찾아 우리가 한 민족이며,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임을 전할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으로 이 나라의 통일을 염원하는 그리스도인이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땅에서 불렀던 찬양의 가사처럼 이 땅을 변화시키는데 주역이 되련다. 성령의 새 바람 이 땅에 불어오소서. 주의 영 그 생기로 우리를 다시 살리사 이 땅에 하나님의 영광 거하는 그런 나라가 되게 하소서. 열방에 하나님 영광 비추는 그런 나라가 되게 하소서. 아멘.
댓글목록
이관희님의 댓글
이관희 작성일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땅이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말에 전율과 감동이 몰려옵니다!
우리는 저 열방에 흩어져 살아가는 우리 민족 디아스포라를 품고 또한 이 땅에 목숨걸고 너머와 신음하며 살아가는 북한이탈주민(북한이탈주민법에서 탈북민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을 품고 기도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멋지고 귀한 글에 저 또한 감동받고 감니다.